질문이 있는 수업에 대해

Q. 질문 수업을 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학교 현장의 아이들 대부분은 사교육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학교과의 경우는 더욱 심하여 1~2개 학년의 선행학습을 하는 것은 기본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리한 선행교육에서 내용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사고가 바탕이 되지 않은 상태로 단순 암기식에 가까운 반복적 문제풀이를 배웁니다. 그래서 학생은 어느 내용까지 다뤄본 그 자체로 위안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많은 학생들이 답은 쉽게 찾지만 ‘왜 그런데?’ 라는 질문에는 정확하게 설명할 줄 모르고, ‘왜 그럴까?’ 라는 질문은 없이 ‘그냥 이렇게 하면 돼’라는 식의 학습에만 익숙해진 모습을 보입니다. 원리와 개념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 과정이 없다보니 익숙한 문제 유형은 매우 우수하게 해결할 수 있으나, 다루어 보지 않은 유형의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해결력을 지니지 못한 학생들이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공교육 수업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가 고민이 시작이었고 질문을 통해 생각의 힘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었습니다.

Q. 좋은 질문과 나쁜 질문의 특징은 각각 무엇인가요?

A. 수업 중 이루어지는 질문을 두 가지로 분류하면 교사가 던지는 발문과 학생들이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교사의 발문의 경우는 지식적 맥락에 맞으면서 사고의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고민을 통해 만들어져야 할 것 이구요. 학생들이 던지는 질문의 경우, 좋은 질문은 지식적 개념들을 이해할 때 그냥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그 지식의 필요 이유를 자연스럽게 던지는 질문들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 수학의 경우 “소인수분해는 왜 하는 거죠?”, “수학에서는 왜 문자를 쓰는 걸까요?”, “음수와 음수를 곱하면 왜 양수가 될까요?” 등, ‘왜’ 가 붙으면서 본질적인 개념에 대한 이해를 묻는 질문은 매우 긍정적입니다. 그리고 나쁜 질문은 없다고 봅니다. 질문의 핵심이 명확하지 않거나 오류가 있는 질문인 경우가 많은데, 그 경우도 교사의 체크나 친구들과의 나눔을 통해 오류를 발견해 냄으로서 오히려 ‘그렇게 하면 안되는구나.’, 하는 좋은 예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아이들이 질문을 꺼리는 이유는 주로 무엇인가요?

A. 아이들이 질문을 꺼리게 되는 이유는 학습내용에 대한 이해도 부족, 선행학습의 부작용, 질문에 대한 교사의 부정적 태도나 무반응,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문화적 분위기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사가 수업 속에 질문이 오고갈 수 있도록 수업설계를 하고 있는가?’겠지요. 학생이 질문이 생겨도 그 질문을 내놓을 수 있는 수업과정 내 여건이 안 된다면 질문이 이루어질 수 없겠지요. 질문이 오고갈 수 있도록 교사의 적극적 수업설계가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Q. 질문을 하려면 질문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질문을 합니다. 교실 풍경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A. 수업 속 질문은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에 이루어집니다. 교사의 발문에 어떠한 답변이라도 허용하며 긍정적으로 받아주는 분위기 속에서 활성화될 텐데, 이 때 교사의 세심한 경청자세와 반응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에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답을 찾게 유도해주는 교사에게 학생은 신뢰감을 갖게 됩니다. 이때 학생은 질문을 하도록 동기유발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학생 간에도 묻고 답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는 모둠활동을 통해 서로 간에 가르치고 배우는 모습이 일상화 되면 자연스럽게 질문분위기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Q. 질문할 수 있는 분위기가 갖춰졌을 경우, 질문을 하기 위해 아이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A. 과도한 사교육의 선행학습으로 미리 답을 알고 답만 찾으려는 태도는 다양한 사고의 질문을 만들어 낼 수가 없습니다. 문제풀이의 답만 찾는 학습이 아니라 해결과정을 스스로 고민하면서 사고하려고 하는 자기 주도적 학습자세가 무엇보다도 필요할 것입니다.

Q. 질문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는 동기부여나 참여를 촉진하는 노하우가 있으실 것 같습니다. 궁금합니다.

A. 대부분의 아이들이 질문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타인의 시선에 예민하고, 입시제도나 사회적 분위기가 질문에 친화적이지 못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러나 더욱 큰 이유는 교사의 수업 난이도가 높아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수업 중 질문의 기회를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끌어나가는 교수설계에 문제점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만들기’를 수업과제로 제시하는 수업형태나 질문시간을 따로 만드는 것도 방법일 것입니다. 또한 학생의 질문에 대한 교사의 적극적인 경청 자세와 성실한 반응이 아이들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질문에 참여하게 하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Q. 수업 속에서 선생님의 질문수업의 사례를 말씀해 주시면?

A. 교실에 퀘스천보드를 붙여놓고 수업 중 아이들이 던진 의미 있는 질문들이나 학생들 스스로 궁금한 질문들을 포스트잇에 써서 항상 붙이게 했습니다. 그 내용을 수업 중에 함께 나누어보고 그 내용을 시험평가에까지 연결해 보았습니다. 이 때 자신이 물어보았던 질문에 아이들의 몰입도와 이해도가 훨씬 높아지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유리수의 사칙혼합셈을 공부할 때 어느 학생이 “선생님! 뺄셈을 덧셈으로 고쳐서 계산하면 편리하다고 하셨는데 왜 편리한 거죠?”라고 질문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질문을 보고 “와 정말 좋은 질문이구나. 왜 그럴까? 친구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모둠별로 토의해서 모둠판에 적어보세요”라고 하여 다 같이 그 답을 찾아 갔고, 그 질문을 그대로 시험에 제시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또한 매시간 활동지의 끝 부분에는 오늘의 질문을 적을 수 있도록 칸을 제시하여 그 날의 수업내용에 대해 궁금한 점을 적어서 제출하게 하였습니다. 이 때 제출한 질문 중 의미 있는 질문에 대해서는 수업도장을 주어 평가에 반영하였으며 좋은 질문은 다음 시간 중에 다루어보는 것으로 피드백을 하였습니다. 선생님이 의미 있게 생각하는 좋은 질문이 어떤 것인지를, 피드백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은 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함으로써 사고능력을 키워나가도록 유도하였습니다.

Q. 추가적인 수업사례를 더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A. 위에 제시했던 사례 외에 제가 수업 속에서 많이 적용하는 활동유형 중에 ‘Q&E활동’이 있습니다.

‘Question & Explain’의 줄임말로 말 그대로 질문하고 설명하는 활동입니다. 교사가 던지는 의미 있는 질문들을 스스로 해결한 후 다른 친구들에게 가서 설명하는 활동입니다. 전체 학생들이 동시에 움직이며 설명을 하고 설명이 만족스러울 때 친구로부터 사인을 받을 수 있으며, 제시된 사인의 개수를 채우면 과제가 완성되는 활동입니다. 이 때 문제해결능력이 부족한 학생에게는 동료끼리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도움을 받은 후 역시 스스로 설명을 완성해내야 합니다. 교사는 ‘오늘의 질문’에서 나온 좋은 질문이나 문제들을 모아서 제시하게 되는데, 다시 되돌린 질문들을 친구에게 설명해내는 능력까지 갖추게 만드는 활동입니다. 매우 몰입도 있게 소외되는 학생 없이 참여하게 되는 수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질문수업을 하시는데 특별히 어려움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A. 교사의 일방적 설명을 그대로 고민 없이 받아들인 학습은 다른 내용으로의 전이나 파지효과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생은 교사의 친절한 설명으로 교과 내용을 잘 이해하길 요구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고민의 시간을 충분히 주고 학생들끼리 말로 설명하고 토의하면서 이해해가는 과정을 숙달시키고 필요성을 인식하게 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선생님 그냥 강의해주세요”라고 하는 아이들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처음에 그랬던 아이들도 점차 잘 따라와 주어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린다면, 수업은 평가의 변화가 맞물릴 때 의미가 있는데 수업을 바꾼다 하더라도 그러한 수업이 평가에서 적용되지 않는다면 ‘수업 따로, 평가 따로’가 되어 사교육의 문제점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반대로 평가를 바꾸려면 당연히 그에 따른 수업의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필요성을 학부모님들이 인지하고 학교나 교사를 믿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으며, 그 부분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전반적으로 초중고교들이 입시 위주의 강의식 수업으로 진행한다곤 해도, 요즘은 몇몇 학교들이 입시 위주 교육에서 탈피하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고 합니다. 그런 분위기를 실감하시나요? 질문 수업에 대한 관심이 늘었나요?

A. 네. 많은 학교들이 미래 역량을 키우는 교육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그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봅니다. 줄 세우기의 입시교육으로는 미래의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사실을 모두가 공감하고 있고, 지식위주가 아닌 역량을 키우는 교육이 되기 위해선 일방적 교사중심의 강의식 수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기에 수업에 대한 다양한 고민과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Q. 요즘 초등학교에서는 교사들이 강의식 외에 다양한 수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질문 수업이 가지는 특별한 장점이나 특징이 궁금합니다.

A. 질문 수업은 교수학습설계의 특별한 모형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형태의 수업 모형에 질문이 매개체로 사용된다면 질문수업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므로 질문수업이 가지는 특별한 장점이라기보다는 학생활동중심의 수업모형에 질문을 포함한 주도적 학습형태가 함께 이루어질 때 질문수업이 빛을 발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질문 수업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 수동적으로 이해를 강요받는 학습태도에서 능동적으로 질문을 만들어가는 주도적인 학습자세가 키워질 것입니다

Q. 질문 수업을 하고 난 뒤에 경험한 학생과 교사 자신의 변화가 있는지요?

A. 처음 아이들에게 질문을 하도록 유도했을 때, 대부분의 아이들은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앞서 말한 ‘오늘의 질문’란을 통해 던질 질문을 고민하게하고, 좋은 질문을 한 경우 그 질문을 함께 공유할 뿐 아니라 그런 생각을 한 학생을 격하게 칭찬해 줌으로서 어떤 질문을 해야 되는지에 대한 본보기를 보여줬습니다. 이러한 교사의 반응을 접하면서 아이들이 차츰 다양한 질문을 위한 사고의 깊이를 만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고를 깊이 할 때 좋은 질문이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것을 점점 알게 되는 것이지요. 교사인 저 또한 문제의 핵심이 제시되는 좋은 질문을 위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나가고 있습니다.

김경오(초당중학교)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