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변화의 동력, 교사 동료성이다.

얼마 전 한 선생님의 SNS 글이 눈에 띄었다.

‘한 혁신학교 교감선생님을 만났는데 능력 있고 학교 혁신에 적극적이었던 부장들이 지역 만기로 나가셔서 학교가 다시 너무 어려워졌다고 하셨다. 큰 학교인데 학교 혁신의 동력이 살아나지 않는다며 많이 힘들어 하셨다.’

부장 교사 몇 명이 학교를 떠났다고 학교의 운영이 어려워 졌다면, 이 학교는 진정 혁신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일까? 학생, 학부모, 교사가 참여하여 함께 만들어가는, 즉 진정한 민주적인 학교로의 변화가 이루어졌다면 구성원 몇 명이 달라졌다고 해서 학교가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가치관이나 문화의 변화로 만들어 낸 혁신이 아니라 리더 교사들이 원하는 학교를 혁신이라 포장만 했던 것은 아닐까. 교사들 다수가 혁신을 업무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혁신적인 훌륭한 교장, 혁신적인 훌륭한 부장교사들이 없으면 학교 혁신은 불가능한 것인가? 지속가능한 학교 혁신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외적인 조건을 탓하기에 앞서 학교 안에서 우리들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아야 할 때다.

학교변화의 필요조건

혁신학교와 전문적학습공동체(서우철)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혁신학교의 동력은 전문적 학습공동체에 있었다. 다른 조직과 달리 학교 안에서 시스템의 변화는 전문적 학습공동체가 어떻게 운영되는가에 달려 있었으며 지속가능한 혁신이 일어나는 학교의 전문적 학습공동체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1) 관계 형성 2) 반성적 사고 3) 윤리적 공동 실천 4) 만들어가는 비전 5) 공동 연구 공유 및 협력적 실천 6) 학교의 교육적인 성장 7) 자발적이고 참여적인 학교 문화

이후 이 조건들을 바탕으로 다시 신흥 혁신학교 중에서 선도적으로 앞서가는 혁신학교의 전문적 학습 공동체를 분석하였다. 비슷했지만 좀 더 후발주자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 있었다. 후발주자이지만 더 척박한 학교 현장을 바꾸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한 모습이 보였다.

1) 관계 형성을 위한 리더 교사의 노력

2) 혁신 추진을 위한 추종 리더그룹 형성

3) 협의 문화 개선

4) 수업 중심 학교 시스템 구축

5) 공동 연구 시스템 구축

6) 비전 공유

7) 학교 자체 평가 중요성 인식

8) 수업 공개 문화

위의 두 연구 결과에 의하면 학교의 혁신은 교사들이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이루고, 이 안에서 학교의 비전을 공유하여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공동으로 연구하고 협력적으로 실천한 결과 총체적으로 학교 문화의 변화가 이루어져야 가능함을 알 수 있다. 학교 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조건들은 조금씩 달랐지만 교사들이 힘겹게 많은 갈등과 고민을 통해 길을 찾아가고 있었고 그런 학교는 자연스럽게 지속가능성을 더 크게 가지고 있었다. 그만큼 치열했기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 힘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결국 교사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학교 변화의 동력이 되는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학교가 가진 문제를 드러내고 교사 자신의 약점과 두려움을 나눌 수 있는 동료성이 살아나야 한다고 본다.

학교 안 교사들의 현실은 어떠한가.

자기 단속은 한 사회가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을 끊임없이 의식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자기를 단속하는 사회에서 기준은 더 이상 자신의 내면에 있지 않다. 진정성이라는 내면의 가치가 자신을 드러내거나 드러내지 않는 기준이 되지 못한다. 기준은 외부에 있다. 이 외부의 기준에 맞춰서 자기를 내보이거나 감추며 자신을 자체 검열하는 것이 자기 단속이다. (엄기호,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 중)

요즘 교사는 공적으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이유는 인정 때문이다. ‘잘했다 ‘고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이 되었을 때만 그것을 남에게 드러냈지 모자라고 상처 받은 것을 공적으로 드러내본 적이 없다.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면서 기준에 대해 토론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기준에 의해 평가를 받아왔기에 자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쉽지 않다.

혁신학교 생활을 하면서 교사들과 대화를 해보면 교육활동 안에도 덜어내야 할 업무적인 요소들이 많고 기존 틀을 버리고 정리하지 않은 채 새로운 것을 가져오고 시도하니 버겁기도 하고, 혁신을 위해 변화를 강요당하는 듯하여 정신적인 부담도 느끼고, 혁신을 증명해 내야하는 불편함으로 눈이 높아진 여러 존재들을 대해야 하고, 생각과 마음 나눌 여유는 부족한데 전문적 학습공동체는 형식적으로라도 굴려야 하고, 업무 덜어줬으니 더 제대로 해야 하고, 행정업무가 없어지면서 제대로 하려다 보니 …. 연구, 계획, 준비, 실행, 평가 등을 다 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게 되고, 이러한 것을 생각하지 않고 단순하게 행정적 업무가 없어지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을 거라는 단순한 생각 등이 학교에 존재한다.

교사 개인이 해야 할 일을 세분하여 명확히 분담함으로써 그 일이 성과를 내지 못하였을 때 그것이 누구의 책임인가를 묻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교사들은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기보다 숨겨야할 부끄러운 것으로 여긴다. 타인의 지지와 도움의 필요성을 억누를 때마다 교사는 성장의 기회를 잃는다. 사실 교사들이 자신들의 취약함을 공공연하게 드러낼 수 있는 조직이 건강한 조직이다. 약함을 표현할 때만 누군가의 조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협력은 누군가의 드러냄으로 시작하여 대화로 진행되며 실천으로 완성된다. 최초의 드러냄이 없다면 대화와 실천도 없다. 그러므로 교사들은 어려움과 마주할 때 두려워하지 말고 이를 표현함으로써 주변의 동료교사와 협력할 수 있는 전제 조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동료성을 살리는 리더십이 학교 혁신을 이끈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직원들에게 위계질서를 강요하고 권력에 복종하도록 만든다면
기껏해야 관료주의, 경직된 조직구조, 의욕상실을 초래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것을 경영이라고 생각한다. 더 빠르게 움직이고, 더 유연하며, 더 건강한 회사를 원한다면 직원들이 ‘고객’과 ‘시장’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의미’있는 방식이며, 진정한 리더십이다.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며, 이러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이 성공을 거둔다. (닐스 플레깅, 언리더십)

‘회사’를 ‘학교’ ‘직원’을 ‘교사’ ‘고객’과 ‘시장’이라는 말 대신에 ‘학생’과 ‘현장’을 넣으면 절묘하게 우리 교육현실과 맞아 떨어진다. 문제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실제로 문제를 해결할 권한과 기회를 주는 것이다.

학교혁신은 학교문화의 변화이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학교가 확 바뀌기를 바랄 때가 많다. 이러한 변화는 눈에 보인다. 무언가 속 시원하게 나가는 것 같다. 그러나 강력한 힘이 사라지면 쉽게 무너진다는 단점이 있다. 지금 필요한 변화는 차곡차곡 다져온 교사들이 함께 성장하며 만들어낸 변화이다. 학교의 변화는 변화를 열망하는 교사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학교 변화를 끌어내는 상황에서 참 중요한 요소가 동료성이다. 내가 고민하는 것을 옆 동료도 고민하고 있을 수 있다. 성장은 함께 크는 것이다. 페이퍼 워크가 가득한 학교 상황에서 성찰과 소통으로 공감해 나갈 수 있는 아울러 종이 문서의 힘보다는 실질적인 삶에서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결국 변화는 이론과 방법으로 정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관계를 맺고 있는 교사들의 마음가짐에서 시작될 것이다. 오랜 시간 동료교사와 일상에서 서로의 삶을 나누고 서로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표현하는 것, 그리고 이 따뜻함이 학생들에게 옮겨질 때 학교는 변화하게 된다. 변화는 이렇게 단순하지만 느리게 시작한다.

오병승 (수입초등학교)

참고문헌
 함영기, 「교육사유」, 바로세움. 
 엄기호,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 따비. 
 김태현, 「교사 삶에서 나를 만나다」, 에듀니티. 
 서우철, 「혁신학교와 전문적학습공동체」, 교육비평 
 교컴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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