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팀-실천교육 아카데미 후기

즐겁고, 감사합니다.

이동민(인의초등학교 교사)

실천교육교사모임에는 다양한 배움을 통해 내적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선생님들을 지원하기 위한 연수팀이 있습니다. 우리 연수팀은 계획성 있는 연수진행을 위한 연간프로그램으로 ‘실천교육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매달 30명 정도의 선생님들이 모여 다양한 지식을 함께 배우고 익히며 내공을 키워나갑니다. 회원은 1년 단위로 등록하는 연간회원과, 원하는 달에만 신청해서 듣는 단기회원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열정이 가득한 선생님들과 함께 배움을 즐겨보기 위해 꼭 한 번 참여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연수팀은 만으로 한 살이 넘었습니다. 작년과 올 해의 분위기가 또 다릅니다. 사람 중심의 아카데미로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고민만 했는데 선생님들께서 그런 아카데미로 만들어주었습니다. 구름 낀 하늘을 마주한 날에도, 맑고 선명한 마음으로 서로를 응시합니다. 그런 선생님들을 바라보는 일이 참으로 즐겁습니다. 득 되는 일 없이 시작한 일이 마음에 풍요를 주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을 만나러 가는 날이 기다려지며, 그 날의 아침에는 가슴 속 설렘을 숨길 수가 없습니다.

연수팀에는 김선영, 이정은, 박재민, 박소리 선생님께서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한 분 한 분께 담긴 정과 감사의 마음만으로 글을 다 채워도 부족합니다. 하지만 그러라고 주신 지면이 아니기에 겨우겨우 참아봅니다.

우리는 배움을 나눕니다. 크게 웃으며 즐깁니다. 서로가 옆에 있음에 감사합니다. 그런 우리가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처음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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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단위로 사서 고생

김여진(당서초등학교 교사)

어딜 가나 꼭 사서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다. 말하자면 주말에 굳이 자기 돈을 내 가면서 연수를 듣는 그런 사람들.

‘저렇게까지 할 필요 있나.’

주말은 철저히 내 개인 시간이라는 철칙을 늘 지켜왔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을거다. 페이스북에서 ‘2018 실천교육 아카데미’ 포스터를 본 것이. 충격이었다. 사서 고생을 연 단위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니! 내가 모르는 세계가 그 곳에 있었다. 멍하니 그 포스터를 바라보고 있는데 댓글이 올라온다.

‘연간회원은 마감이 빨리 되니 신청 서두르세요!’

파블로프의 개가 따로 없었다. 나는 마치 홈쇼핑에서 ‘마감임박!’ 자막을 보면 전화기를 꺼내드는 사람들 꼴이 되고 말았다.

“이런 거 그냥 1년치 확 신청해 부러야지, 안 그럼 오기 힘들당께.”

친한 선생님 한 분이 또 댓글을 달았다. 그 말 한마디가 불쏘시개가 됐다. 나는 홀린듯이 입금을 하고 말았다. 연 단위로 사서고생을 하는 자. 그게 바로 내가 되었다. 어벤저스 급 강사진, 알찬 연수 내용은 더 말하면 입 아플 지경이지만 더 좋은 건 따로 있었다. 왜 그 선생님들이 그 분야를 파고 들게 되었는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이 정말 소중했다. 삶의 이야기가 흘러나올 때, 펜을 꼬옥 쥐고 수첩에 열심히 뭔가를 끼적이는 선생님들의 웃고 있는 뺨을 볼 때, 웃는 줄 알았는데 어느새 손등으로 눈가를 훔치는 나를 보았을 때, 짜릿함과 뭉클함을 동시에 느꼈다. 사서 고생이 아니었다. 아이들을 위해서, 교실을 위해서도 맞지만 매달 넷째 주 토요일마다 가슴 벅차게 행복해지는 건 선생님들 자신이었다.

“어때요. 내년엔 거-기 선생님도 연 단위로 사서 고생 좀 해 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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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아파하지 마세요

이종민 (독립문초등학교 교사)

16년간의 학생 역할을 잘 마치고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IMF 때, 무사히 교사임용이 되었다. 결혼생활과 자녀양육으로 정신없던 30대도 잘 견뎌냈고, 육아휴직 후 복직 교사에게 던져진 어마어마한 방과후와 돌봄업무도 잘 해냈다. 남들보다 긴 공백기간이 있었기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뒤늦게 석사학위 과정도 수료했다. 하지만 문득 돌아본 내 모습은 너무도 초라하고 부끄러웠다. 발령받고 20년이 다 되어가는데 ‘나는 과연 교사로서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는가?’ 나는 어떤 교사인가 자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언젠가부터 아이들이 예쁘지 않게 느껴지며 아이들을 만나는 것이 무섭기도 했다. 인간으로서 내 존재에 대한 고민도 깊어만 갔다. 무엇이 문제일까? 나는 휴직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러던 어느 날, 페친의 게시글에서 우연히 실천교육아카데미 광고를 보게 되었다.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바로 연간회원 과정을 등록했다. 그렇게 발을 들인 것이 올 해로 두 번째. 강사분과 함께 하루를 보내면서 그 분들의 인생스토리도 듣고, 교육 노하우를 함께 전수받는다. 밀착 코칭을 받는 느낌이라고 할까? 게다가 강사님들 중 몇 분은 나와 같이 좌절하고 마음 아파하던 시기가 있었다고 하니…. 그 위기를 이겨내고 오늘에 이르게 된 이야기는 나에게 큰 감명과 위로가 되었다. 또한 아카데미에서 함께 공부하는 선생님들도 교실 속 문제 상황, 학부모 민원, 업무 등으로 지치고 마음이 아프다고…. 아!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다들 자신의 존재와 정체성에 대한 깊은 고민으로 여기까지 오신 것이리라. 부끄럽고 절망스러웠던 내 존재를 긍휼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

이제 무엇을 해야할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든든한 친구가 생겼기 때문이다. 혼자 고민하고 자책하고 자신을 비난하고 계신 선생님이 계시다면 더 이상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실천교사 아카데미에서 함께 고민하자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 나이에도 즐겁게 공부하고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신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님 이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 더 많은 선생님들이 실천교사 아카데미를 통해 힘을 얻고 행복해 지셨으면 좋겠다.

선생님~ 더 이상 혼자 아파하지 마세요~ 알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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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열망한다면, 방황도 할 만하다고

박현조(에듀니티 편집자)

실천교육 아카데미를 생각하면, 괴테 ‘파우스트’의 한 구문이 떠오른다. ‘인간은 열망하는 한, 방황한다.’ 이상은 언제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기에, 이상을 향해 한 발씩 내는 과정은 지난한 고통과 상처를 동반한다는 뜻이지 싶다. 그런데 왜 멈추지 않는가. 그까짓 이상이 뭐가 중요하다고. 눈감고 멈춰서면 편해지리란 것을 모르는 이는 없는데. 그럼에도 언제나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그까짓 이상이었다. 이런 맥락 하에서 경직된 학교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교사를 공무원이 아닌 선생님이게 하는 것은, 좋은 교사이자 참된 교육자이고자 하는 열망일 것이다. 그래서 실천교육 아카데미에 모인 이들은 매달 소중한 휴일의 하루를 헌납하고, 함께 모여 이야기 나누며 새로운 배움을 갈구하는 것이지 싶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자면, 가고자 하는 방향이 크게 다르지 않아 상처받고 아픈 곳도 대개 닮은꼴이다. 그러니 더욱 깊게 공감하고 서로 보듬는다. 또 함께 배운다. 수업기법, 학급운영, 교육과정 재구성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물론 한 번의 모임으로 무언가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진 않는다. 그렇지만 한달 한달 마음을 나누고 배움이 켜켜이 쌓이면, 방황하는 와중에도 한 발씩이나마 앞으로 나아가는 자신을 보게 된다. 그리고 이쯤 되면 생각이 드는 것이다. 함께 모여서 나아가니, 홀로일 때만큼 힘들고 어렵지 않다고. 함께 걸어갈 수 있다면, 그 지난하던 방황도 생각보다 할 만하다고. 그러니 함께 열망한다면, 방황도 할 만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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