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내부자들(박순걸 글 / 에듀니티)을 읽고.

푸념과 불만으로 가득 찬 관리자들에게 돌직구를 날리다

학교이야기를 글로 쓰는건 늘 조심스럽다. 건조하게 적어 내려가는 내 글이 칼이 되고 화살이 되어 어느 누군가에게 박힐지 모른다는 생각에 끊임없이 자기검열과 성찰을 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내부비판은 조직을 떠난 다음에 하거나 오랫동안 옆에서 지켜본 이가 대신 해주는 방식을 취하곤 한다.

교사집단의 내부비판은 특이하게도 전교조의 탄생 이전부터 항상 있어왔다. 그러나 이 책처럼 학교의 문화를 낱낱이 밝히고 대안을 제시하는 책은 드물었다. 이성우 교사가 그의 책 ‘교사가 교사에게’의 부제로 ‘교사는 무엇으로 사는가?’라고 물었다면 학교 내부자들의 부제는 ‘교사는 무엇으로 살아왔는가?’라고 지을 수 있겠다. ‘민주적인 학교를 위하여’라고 지은 저자는 섭섭하겠지만 이 책을 읽은 교사라면 저 물음에 ‘승진’이라고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는 승진 한 교사와 승진 못 한 교사로 나뉜다는 이성우교사의 말처럼 교사들은 승진으로 살아왔고 그렇지 못한 교사는 패배자로 남았다. 이전에도 학생들을 교육하는데 자부심을 갖고 승진을 원하지 않거나 삶과 일의 조화를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멋지게 살아가는 교사들은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평교사로 퇴임하는 것이 패배자인가? 나는 당당하게 ‘아니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다. 이 책은 ‘아니오’라고 외치는 가장 큰 목소리라고 생각한다.

1부에서는 저자가 교감으로 승진하기 위해서 살아왔던 날들과 교감으로 살고 있는 지금 학교의 민낯을 낱낱이 까발리고 있다. 승진제도의 문제점과 모순이 어떻게 학생교육에 악영향을 끼치는지 읽다보면 고작 6년간의 교직생활이 떠올라서 매우 아팠다. 이제 없어진 문화도 있고 교묘하게 남아 여전히 나를 괴롭게 하는 문화도 있다. 어떤 학교는 저자의 이야기가 과거형 일테고, 어떤 학교는 현재진행형일 것이다. 더 슬픈건 우리네 승진제도에서는 미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부에서는 저자가 겪은 문화가 미래가 되지 않기 위해 실천의 기록과 함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당연했지만 당연하지 않은 길들을 개척해나가는 실천에 감탄했다. 얼마 전 그가 올린 페이스북 글(본인이 하는 업무)에 수백 개의 좋아요와 댓글이 달린 것은 그 실천이 범상치 않기 때문일 것이다. 끊임없이 강조하는 지원형 교감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저자의 노력이 눈물겹게 고맙다. 당신만 교감이냐는 비난에 저자가 얼마나 외롭고 아팠을지 쉽게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저자의 동료가 되어줄 의무가 있다.

교감임에도 교사와 다를 바 없이 살아가는 저자의 삶은 그 누구보다 선생님답다. 언젠간 교사로 돌아간다는 그의 약속에서 감히 이오덕 선생님을 떠올렸다. 학교는 변할까? 변한다. 언젠가는 변한다. 이런 교감이 많아질수록 변하는 속도는 빨라질 것이다. 이런 교감이 없어도 이 책을 읽는다면, 읽고 감동을 받았다면, 저자와 같이 처음의 마음을 간직한다면 학교는 분명히 변한다.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 실천교육교사모임의 홈페이지에서 익명게시판으로 운영중인 <북적북적 책 추천게시판>에서 회원들이 올려 주신 서평을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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